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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이야기

우리가 SNS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는 자세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10년 정도 일하고 나니 문득 드는 생각.

 

 

다들 알고 있겠지만 요즘 정말 많은 기업에서 SNS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유행한다고 하니 페이스북 운영을, 인스타그램이 유행한다고 하니 인스타그램을, 최근엔 유튜브가 유행하니 유튜브 운영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각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채널 운영 제안도 쏟아져 나오고 그에 따라 대행사에 근무 중인 우리는 제안을 따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리고 그 제안서 안에는 이런 내용이 들어간다.

 

 

"페이스북은 이미지를 몇 장 만들고 주 몇 회 운영을 하고..."

"인스타그램은 이런저런 주제의 이미지를 예쁘게 찍고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기 위해 어쩌고저쩌고..."

 

 

요약하면, '당신 회사의 이미지를 잘 표현하기 위해 SNS는 이렇게 운영하겠습니다.'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막상 제안 수주를 하고 운영을 하다 보면 너무나 많은 기업이 SNS 채널을 운영하는 탓에 효율이 극도로 낮아져 아무리 잘 만든 콘텐츠라도 좋아요 10개, 댓글 1~2개, 공유될까 말까 하는 수준에서 끝나고 만다. 그래서 마약같이 사용하게 되는 광고. 매 콘텐츠마다 십만 원 대에서 백만 원, 천 만원대 까지도 돈을 쏟아부어 콘텐츠 광고를 돌린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숫자는 광고주에 전달되고, 광고주는 상급자에게 보고해서 칭찬을 받는 구조로 돌아간다.

 

[ SNS마케팅하는데 뭐 이렇게 알아야 할 게 많을까? ]

 

 

그런데 과연 우리는 SNS를 이용해서 좋은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는걸까? 왜 SNS여야만 하는가 고민해본 적 있는가? 그저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니까'라는 표면적인 이유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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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기묘한 이야기와 나이키 콜라보레이션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보는 순간 '사고 싶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정말 신발과 패션에 신경을 쓰지 않는 내가 말이다.(신발이 다 떨어져야 한 번 사는 정도랄까?)

이 콜라보레이션 상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우리가 많이 본 나이키 테일윈드 상품 표면에 특수 처리를 해서 불로 태우는 순간 숨겨진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다. 기묘한 이야기의 'Upside down'이라는 컨셉을 정말 신박한 방법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신발을 불로 태운다는 생각을 과연 누가 했을까? 

 

[ 물론 잘 태워야지 자칫 초가삼간 다 태우진 말자 ]

 

이런 콘텐츠가 SNS에 올라가는 순가 신발 마니아, 나이키 팬, 심지어 나 같은 사람이 좋아요, 댓글, 공유를 미친 듯이 눌러댄다. 그리고 매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 사람, 친구끼리 이미지를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일으키게 된다. 이 사진을 보면 몇 십만, 몇 백만 원씩 들여 사진작가를 동원하고 이미지 합성해서 멋지게 찍었다고 생각이 드는가?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다. 나 같이 대행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카드 뉴스 한 장 만드는데 케이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말 공들여 만드는 경우 기획, 디자인, 포토그래퍼, 광고주 컨펌 등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을 거쳐 탄생한다. 그리고 업로드하면 좋아요 몇 개 받지 못해 스트레스받고 광고주는 재촉하는 일이 다반사다. 하지만 나이키 사례와 같이 정말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보여주는 방법,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표현이 조금은 서툴더라도 보는 이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좋아요, 공유는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그렇다.

기업 마케팅 담당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봤을 '페이스북 콘텐츠 몇 개 올려서 매출에 도움이 될까?'의 답을 하자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이미지 만들 생각과 노력 대신, 그 안에 들어갈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고 찾을지 고민하라고 답하고 싶다. SNS 카듀뉴스는 아무리 잘 만들더라도 한 번 보고 끝날뿐이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는 사람들의 마음을, 행동을 움직이고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매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뭐라도 좋다. 좋은 콘텐츠를 잘 보여줄 수 있다면 말이다. 비록 구식인 전단지가 가장 좋다고 판단된다면 미련 없이 SNS보다는 전단지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