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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이야기

네이버TV 개편? 글쎄... 과연 유튜브를 넘어트릴 수 있을까?

요즘 유튜브의 기세가 장난이 아니다. 우리가 보는 영상의 상당수가 유튜브에서 재생되고 있고,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도 모자라 컴퓨터에서, 태블릿에서, 심지어 TV에서도 유튜브를 보고 있다. 나 역시 주말에 가끔 큰 화면으로, 좋은 음향으로 보고 싶을 땐 TV에서 유튜브를 접속하니 말 다했지 뭐.

 

 

그런데 유튜브의 이 기세가 단순히 동영상을 넘어 검색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했다.

 

[ 검색 영역을 침범하기 시작한 유튜브에 대한 기사 ]

구글에서 검색한 최근 기사 목록인데 <네이버, 다음 대신 유튜브... '글보다 영상' Z세대 검색 패러다음 대변혁>, <검색도 유튜브 동영상, 네이버 검색이 흔들린다>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작년부터 쏟아지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고, 실제로 앱 이용 시간이 다른 앱을 큰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 

 

 

 

 

다음 통계는 2018년 4월과 2019년 4월 안드로이드 앱 기준 사용시간 비교 그래프다. 모든 연령에서 유튜브가 1위를 기록하고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주목할 부분은 1년 동안 사용 시간 증가 폭이다. 다른 앱에 비해 그 증가 폭이 수 배~수십 배 차이가 나고 있고 충격적인 건 50대 이상에서 유튜브 사용 시간이 2배가 증가했다는 사실!

 

[ 출처: 연령 별 안드로이드 앱 사용 시간(와이즈앱, 2018.4&2019.4) ]

 

 

 

사용 시간을 빼앗기는 것을 집중 이야기하는 이유는 네이버의 비즈니스 모델 때문이다. 

네이버는 모든 콘텐츠를 네이버 안에서 해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검색, 쇼핑, 비행기와 호텔 예약, 날씨정보 등등 모든 콘텐츠를 타 사이트로 연결을 시켜주는 게 아닌, 네이버가 직접 수집하고 가공한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다. 데이터를 수집해서 모두 자신들의 콘텐츠로 소화해 보여주려고 하는 모습이다.

 

[ 네이버에서 호텔 예약하기(광고 영역은 숨김처리) ]

물론, 구글에서도 호텔 예약이나 일부 서비스는 특정 사이트로 들어가지 않고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조금 찾는다 싶으면 모든 서비스를 이런 식으로 자신들이 소화하는데 공력을 쏟고 있으며, 외부의 콘텐츠는 노출을 시키지 않다 보니 검색 품질에 대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결국 최근 눈을 뜬 네티즌은 고퀄리티 자료를 찾을 땐 구글을 활용하며, 네이버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검색 결과에 대한 불만족과 거스를 수 없는 동영상의 대 물결 속에서 유튜브에게 트래픽을 급속도로 빼앗기는 모습을 본 네이버가 동영상의 중요성을 깨닫고 동영상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기사 '네이버, 동영상 공격적 투자로 유튜브 잡는다') 그런데 이 말은 1~2년 전 유튜브가 급속도로 커지기 시작했을 때에도 언급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무슨 생각인건지 동영상에 투자하는 모습은 눈을 뜨고 찾아볼 수 없다.

 

 

 

아래는 네이버와 구글에서 간단한 요리를 해먹기 위해 '간단 요리'라는 키워드를 입력한 결과다. 구글은 전략적인 건지 실제 동영상이 유용하다고 판단한 건지 모르겠지만 동영상 콘텐츠가 최상단에 노출된다. 반면, 네이버에서는 광고를 한참 훑어본 뒤 네이버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 콘텐츠를 보여주고, 카페를 보여준 뒤 네이버 포스트... 동영상은...(에라 모르겠다)

 

[ 네이버, 구글 검색 결과 비교 ]

간단한 요리를 해먹고 싶은데 광고를 보고, 글을 읽어야 한다. 그냥 요리 레시피가 궁금한 건데 다른 사람이 '나 요리 이렇게 했어요.'라고 자랑하는 글을 한참 봐야 하는 것이다. 반면, 구글에서는 그냥 마음에 드는 요리 레시피 영상을 따라 하면 끝난다.

 

[ 구글링, 참 쉽죠? ]

 

 

 

 

동영상을 키우려면 동영상을 많이 보여주고 트래픽을 늘려야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도 신이나서 더 만들고... 이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텐데 네이버에서 열심히 동영상을 만들면 카페나 블로그 안에 들어가야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동영상을 보기가 쉽지 않고, 동영상만 만든 사람은 노출할 방법이 없다. 이래선 동영상을 만들고 싶겠냐는 말이다. 이 결과는 더 큰 트래픽 차이로 벌어진다. 

 

[ 출처: 모바일 동영상 앱 사용시간 분석(와이즈앱 2018.11) ]

동영상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유튜브가 1년 사이에 유튜브가 3%증가할 동안 네이버는 제자리걸음을 유지하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 네이버의 몰락? ]

네이버 한성숙 대표가 올해 안에 동영상 소비가 최적화될 수 있도록 화면을 전면 개편할 예정이라고 언급하긴 했지만, 올해 안? 작년 1년 사이에 간격이 저렇게 벌어지고 있는데 올해 안이라면 거의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리고 그렇게 고민해서 내놓으면 정답 혹은 최선의 선택이 될지 그것도 의문이다. 

 

오랜 고민 끝에 내놓은 어처구니 없는 답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네이버 TV에 공을 들인다더니 채널 개설하려면 팔로워가 300명이어야 가능하고, 줄인다고 줄인 게 올해 1월에 100명,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조만간에 100명도 없애겠다고 한다. 초등학생도 1인 크리에이터가 되겠다고, 유튜버가 꿈이라고 이야기하는 시대에 채널 개설 제한을 두다니. 그리고 광고 역시 15초를 끝까지 고수하다 올해 19년 5월 6일에 되어서야 5초 광고를 도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마저도 방송사 클립은 15초 유지. 광고를 못 넘겨서 안달이난 사람에게 15초씩 보고 있으라고 여태 이야기하고 있다. 즉, 아직도 광고주 중심으로, 수익 중심으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과거 네이버가 다음을 포함한 경쟁자를 물리치던 2000년 초반이 생각난다. 네이버가 지식인이란 무기를 들고와서 경쟁자를 하나씩 무찌르며 대한민국 대표 검색 포털로 자리 잡았던 역사가 있었는데, 이젠 구글이 유튜브를 들고 와서 네이버를 꺾어버리고 있다.

 

네이버는 과거 자신이 승리했던 기억을 잊어버렸을까? 아니면 대한민국을 통째로 씹어삼키던 즐거움에 도취되어 끓는 물 개구리처럼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건가? 설마 예전처럼 뭔가 특별한 무기를 들고 오면 구글을 다시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그때와 지금은 움직임이 다르다. 또, 그 당시 경쟁했던 다음(Daum)과 지금의 구글은 팬텀급과 헤비급의 차이라고나 할까? 급이 다른 상대다. 무게나 파워로 이기지 못한다면 빠른 속도로 누적 대미지를 입혀야 하는데 뭘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구글이 데이터센터를 전부 날려서 석기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 네이버는 따라잡기 어려울 것, 아니 다음(Daum)의 길을 따라 서서히 몰락할 것이다.

 

 

다음 글:

2019/06/13 - [마케팅 이야기] - 유튜브와 네이버 지식인, 20년 전 역사가 반복되다.

 

유튜브와 네이버 지식인, 20년 전 역사가 반복되다.

지금 유튜브와 네이버의 대치 관계를 보고 있으면 과거 2000년 초반 네이버와 다음의 대결 구도가 생각난다. 물론 지금은 네이버가 국내 검색 포털 70% 이상 차지하며 다음은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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