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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이야기

네이버와 애플의 위기 돌파? 미묘하게 다른 한 가지

즐겨듣는 유튜브 중 경제분야에서 최근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고 계신 슈카월드님. 내용이 다양하고 비교적 많은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콘텐츠가 매우 알찬 편입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분께도 강력 추천하는 유튜버이니 꼭 한번 들어보시길!

 

여하튼, 며칠 전 슈카월드님의 영상을 보다가 크게 공감하기도 했고 깨달은 바가 있어 포스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1. 애플과 네이버 조만간 망한다???

 

구글 검색 걸과

작년 여름 쯤만 하더라도 '네이버와 애플 모두 조만간 망하겠다' 혹은 '주가가 푹 꺾이겠다'라는 섣부른 예측을 했더랬죠. 그 이유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네이버는 한때 국내 검색 점유율을 80% 이상 가져갔고 대한민국 검색 트렌드의 멱살을 쥐고 흔들 정도의 기세를 보였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이 슬슬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하더니 2019년엔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50%대를 기록하고 머지않아 네이버의 설자리가 없어질 것 같다는 기사와 각종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글을 썼던 사람 중에 한 명이 바로 저였고요...

 

2019/06/13 - [마케팅 이야기] - 유튜브와 네이버 지식인, 20년 전 역사가 반복되다.

 

유튜브와 네이버 지식인, 20년 전 역사가 반복되다.

지금 유튜브와 네이버의 대치 관계를 보고 있으면 과거 2000년 초반 네이버와 다음의 대결 구도가 생각난다. 물론 지금은 네이버가 국내 검색 포털 70% 이상 차지하며 다음은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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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연도별 애플 아이폰 출하량 추이(2019회계연도~2022회계연도는 추정치)

한편, 애플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고 교체 주기도 길어짐과 함께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며 아이폰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애플 매출의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아이폰 판매량의 감소라니... 워낙 중저가 스마트폰이 많아 시장 점유율 자체도 높지 않은 편인데 판매량까지 감소하면 조만간 애플도 고꾸라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 많은 이들의 어리석은 판단이었습니다. 

 

 

 

 

2. 기가 막힌 반전을 보여준 애플과 네이버

 

네이버는 쇼핑과 결제, 금융에 집중하며 금융 플랫폼으로써 거듭나려고 하고 있고, 2019년엔 오랜 공을 들였던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 제대로 먹히면서 네이버의 주가가 꺾이기는커녕 쭉쭉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애플 역시 아이폰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애플워치, 에어팟이 연이어 대박 성공하며 시계, 이어폰 시장 최강자로 성장했고, 그 흐름을 이어 엄청난 주가 상승률과 함께 시가 총액 1,400조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글로벌 사업을 펼치는 기업은 단편적인 모습만 봐선 절대 안 된다는 사실을 여기서 한차례 깨달았습니다. '기업=검색포털', '기업=스마트폰'이 아니라 기업은 관련 산업 전반을 보고 성장하는 기업 그 자체라는 사실을 봐야 한다는 겁니다.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

 

 

 

3. 애플과 네이버의 전략은 무엇?

 

네이버와 애플. 그 어떤 때보다 활력을 보여주며 최고 몸값을 보여주고 있지만, 주력 분야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이렇게 두 기업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결정적인 한 가지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은 이미 전 세계에 15억대나 깔려있고 탄탄한 생태계를 이루는 아이패드, 아이맥, 애플워치 등 다양한 기기가 애플 매출과 비즈니스 전반을 지탱해주고 있지만 네이버는 어떨까요?

 

네이버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검색엔진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네이버 검색을 기반으로 쇼핑>결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검색은 네이버의 핵심 중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런 검색 점유율이 감소한다면 지금 당장은 다양한 사업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약점을 가진 비즈니스 모델 아래에서 언젠가 매출이 꺾이거나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검색 점유율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언뜻 보기엔 검색 결과 품질 관리도 안하는 것 같고 마치 검색 점유율을 버리는 듯한 모습입니다. 과연 그런지 살펴보겠습니다.

 

 

 

 

 

크롬 브라우저에서 네이버 접속화면

네이버 메인화면입니다. 상단 가장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배너 하나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바로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웨일 브라우저 다운로드 배너인데요.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건 네이버가 검색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검색 엔진을 담는 웹 브라우저라는 플랫폼 개발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의 구글을 만든 일등 공신 중 하나가 바로 구글 크롬 브라우저라는 사실은 조금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인정할 것입니다. 네이버 역시 브라우저를 개발하여 브라우저 점유율을 높임으로써 자연스럽게 네이버 검색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애초에 실체가 없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구현하는 것은 딱히 방법이 없거니와 효율적이지도 않다고 판단했을 것이고 대신 인터넷 접속을 위한 필수 관문인 브라우저 개발이라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입니다.

 

 

 

 

4. 대한민국 대표 웹 브라우저 웨일

 

웨일을 잠깐 살펴볼까요? 2016년 클로즈 베타서비스를 시작으로 2020년 4살에 접어든, 아주 따끈따끈한 브라우저 웨일은 구글 크로미움을 기반으로 크롬과 매우 유사한 기능, 성능을 보여주고 있으며, UI/UX는 훨씬 개선한 버전입니다. 네이버가 아주 작정을 하고 만들어서인지 크롬보다 사용성이 매우 뛰어나 크롬만 수년째 사용 중인 저도 심각하게 옮길 고민을 할 정도입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1911056020i

공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점유율이 벌써 8%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해외 브라우저가 오랜 시간 자리를 잡고 있던 시장에서 이 정도 속도와 점유율을 기록한다는 건 정말 대단하다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지만 아직은 한글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하는데 글로벌 서비스까지 갖춰지면 브라우저 글로벌 점유율 또한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의 사례를 통해 플랫폼의 중요성을 몸소 깨달았을 네이버. 작년부터 앱과 웹 브라우저 개발과 마케팅에 상당히 공들이고 있는 모습이 이제야 이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플랫폼 전략을 통해 네이버가 다시 한번 날아오를 수 있을지 정말 궁금하네요. 물론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검색 결과 품질 관리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테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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